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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프랑스 와인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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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르도 와인에 빠져 있다 어제 모처럼 버건디 와인을 테이스팅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괴물 같은 삐노 누와인데 같이 자리한 와인 전문가에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병을 오픈해서 잔에 따르는데 색이 살아 있습니다. 10년의 세월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코에서는 잘익은 블랙베리 계통의 과일향이 진하게 살아 있습니다. 입에 한모금 넣자 와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전혀 생각치 못했던 강력한 힘이 전해집니다. 입안 가득 복잡하면서도 진한 풍미와 함께 세련되지만 압도하는 느낌의 타닌감. 같이 한 분이 울트라 풀바디란 표현을 하네요.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표현입니다.생선회와 같이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와인 맛이 좋아집니다. 타닌은 부드러워지고 과일향은 더욱 살아나고, 잔에 코를 대고 있으면 깊이를 알 ..
4년 전 즈음 스승님께 물었습니다. "스승님은 어떤 샴페인이 가장 인상적이셨어요?"한참을 고민하시더니 이내 꺼내신 샴페인이 바로 니콜라 푀이아트 팔메도르입니다. 당시 스승님의 말을 빌리자면, 니콜라 푀이아트는 굉장히 중후하고 클래식한 신사, 즉 젠틀맨의 느낌을 가지고 있어 편안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기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죠. 그리고 며칠 전 우연한 기회에 니콜라 푀이아트 팔메도르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때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기품과 중후함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니콜라 푀이아트는 샴페인 양조자들이 모여 생산하는 협동생산자로 4천여 개의 포도원이 가입되어 있는 큰 규모의 하우스입니다. 특히 스페셜 뀌베인 팔메도르는 바틀 모양부터 아주 인상적인데, 혹자는 흑진주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종려나무라는 표현을 하기..
부브레(Vouvray)는 투렌 지역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수확연도와 양조 방법에 따라 드라이, 미디엄, 스위트의 다양한 스타일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메종 마크 브레디프는 1893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와이너리로 1980년 루아르의 거장 라두쎄씨에 의해서 다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오랜 숙성을 통해 드미 섹의 스위트한 느낌과 훌륭한 산미가 오래 숙성된 화이트 와인이지만 아주 신선한 느낌을 주었고, 실제로 부브레 슈냉 블랑은 와인 타입에 따라 10년 이상 보관되어도 훌륭한 맛을 보여주기도 합니다.와인은 숙성되면 꿀과 같이 농축된 맛과 아몬드, 절인 과일 등의 향을 지니지만 어릴 때는 살구와 꽃 향을 비롯한 풍부한 미네랄리티가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국내에도 몇몇..
현존하는 최고의 셀러브리티 커플인 졸리-피트 부부는 2008년에 자그마치 $60 million이라는 거금을 들여 프랑스 남부의 샤토 미라발을 사들였습니다. 미라발은 500헥타르에 이르는 개인 소유의 땅으로 프로방스의 중심부에 있으며, 유기농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햇살이 밝게 비추는 따뜻한 오후와 서늘한 밤의 일교차 속에서 고도 350미터의 포도밭에서 자라난 포도나무는 산뜻한 산도와 풍부한 풍미가 있는 와인을 만들어냅니다.샤토 미라발 코트 드 프로방스 로제는 샤토 보카스텔의 오너 페랑(Perrin)과 졸리-피트가 손잡고 처음으로 만든 와인입니다. 처음 6,000병이 출시되자마자 5시간 만에 완판이 되었다고 하는군요.졸리-피트(Jolie-Pitts) 로제라고도 불리는 이 와인은 돔 뤼나르 샴페인과 ..
상식적으로 와인(wine)은 포도로 빚은 발효주를 말하지만, 포도로만 와인을 빚을 수 있는건 아닙니다. 효모가 먹고 살 수 있는 충분한 당분한 있다면 다른 과일로도 술을 빚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뿌아레(poire)라는 와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까망베르(camembert) 치즈와 사과술, 시드르(cidre)로 유명한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Normandie) 지방에서 생산되는 뿌아레(poiré)는 이름 그대로 뿌아르(배)를 주재료로 사용합니다. 자연발효된 14가지 종류의 농익은 배가 선사하는 달콤한 과즙과 함께, 작지만 센 거품 폭탄이 입안 여기저기서 터집니다. 폭발의 여운인걸까요? 뒤이어 복숭아와 사과 풍미가 피어오르고, 마지막엔 미네랄 풍미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그냥 마셔도 좋고..
이번 살롱 뒤 뱅에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끈 와인 중의 하나입니다. 18세기 몽테스퀴외 백작의 소유였다가 오랫 동안 방치되어 있었는데, 샴페인의 미쉘 고네(Michel Gonet) 가문이 사들여서 각광 받는 와인을 만들어 냈죠. 특히, 중국에서는 은막의 셀레브리티들이 마시는 와인으로 유명합니다.메를로 55%, 까베르네 소비뇽 40%, 쁘띠 베르도 5%의 블렌딩으로 진한 색과 향을 갖고 있습니다. 잘 익은 블랙 후르츠, 토스트, 커피향이 오크통의 나무 향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부드러운 타닌과 적당한 산도, 오래 남는 여운을 지녔고, 섬세하기 보다는 선이 굵은, 힘이 느껴지는 와인입니다.연간 2만병 정도로 소량 생산하는데, 7대 오너인 챨스 앙리는 중국에서는 샤토 오-브리옹과 같은 가격에 팔린다고 자랑합..
스위트 와인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기후와 양조 방법에 따라 각각의 특징을 보여주는 와인들이 많은데요, 오늘 소개할 와인은 '방당쥬 따르디브(Vendanges Tardives)와인 입니다. '방당쥬 따르디브'는 '늦은 수확'이라는 뜻으로 1984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명칭 중 하나인데요, 알자스 그랑 크뤼 와인 품종으로 만들어집니다. 포도가 농익을 때를 기다렸다가 수확하는데, 보통 일반 포도들의 공식적인 수확일보다 몇 주 늦게 수확 됩니다. 수확 시기가 지난 후에도 남겨진 포도알은 가지에 그대로 붙은 채로 과육이 말라버리면서 과즙이 농축되기 때문에, 농도가 짙고 감미가 뛰어난 와인이 생산됩니다. 특히 오늘 추천하는 도멘 슈럼버거 방당쥬 따르디브 피노 그리(Domaines Schlumber..
지난주에 "살롱 뒤 뱅 2013 서울" 행사가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모든 와인을 시음할 수는 없었지만,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서 몇몇 좋은 와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와인은 보르도 우안 카농-프롱삭의 샤토 카사뉴 오 카농 라 트루피에르(Chateau Cassagne Haut Canon La Truffiere)입니다.샤토 카사뉴 오 카농 라 트루피에르는 보르도에서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5세대째 가족이 운영하는 16헥타르의 이 작은 포도원은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카농-프롱삭은 도르도뉴 강 북쪽에 있는 리본(Libourne) 근처의 프롱삭 도시에서 동쪽으로 가장 높은 언덕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다른 곳보다 높은 고도에 있는 포도원..
쌩-테밀리옹 지역은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인류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으로 인정받아 1999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고즈넉한 풍경 뒤에는 인고의 시간이 전쟁터의 잔해처럼 존재합니다. 일찌기 로마인에 의해 와인양조기술이 지금의 보르도 지역인 아끼텐(Aquitaine)에 전파되었고, 이곳은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와인 생산지역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한때, 아끼텐의 엘레오노르가 후일 영국의 왕이 된 앙리2세와 결혼을 하면서 쌩-테밀리옹은 영국의 땅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100년 전쟁 후 다시 프랑스 영토로 귀속되죠. 주인이 계속 바뀌는 와중에 16세기 종교개혁으로 인하여 또 한번의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와인 생산에는 별 도움이 못되었지만 중세의 ..
바-메독(Bas-Medoc), 통칭 메독이라 부르는 지역은 보르도의 가장 하류에 있는 와인 생산지입니다. 모래가 많은 토양 때문인지 이곳의 와인은 좀 더 상류에 있는 오-메독이나 기타 다른 생산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랑 크뤼급의 와인은 하나도 없고, 크뤼 부르주아급의 와인도 숫자가 많지 많습니다. 실제로 메독 와인들을 테이스팅을 해보면 좀 묽은 편이고, 맛과 향도 농축미가 떨어지는 것들이 많죠.하지만 때때로 예상치 못한 뛰어난 와인이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라벨을 떼고 마셔보면 메독 와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훌륭한 풍미를 보여주죠. 이런 와인들은 오히려 메독이라는 지역명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와인 중 하나가 샤토 오 콘디사스(Chat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