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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큐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며칠 전 바베큐 가든파티에 초대되었습니다. 시내 한복판 빌딩 숲 가운데 위치한 자그만 정원에서였지만 서울에서 맛보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나는 스파클링 로제를 한 병 들고 갔고 레드 와인은 호스트가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잘 칠링된 스파클링 로제는 식전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었죠. 어렵게 피워낸 숯불에서는 한우 등심이 구어져 나왔습니다.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던 사정이라 레드 와인은 손을 대지 않고 스파클링 로제로 끝냈지만 이런 분위기와 음식에 어떤 와인이 어울렸을까 생각하다 샤토 르 크록(Chateau Le Crock)을 떠올렸습니다. 일반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생떼스테프(St. Estephe)는 메독 와인 중에서 덜 세련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향도 잘 익은..
오늘은 날씨처럼 짜릿한 독일 리슬링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바로 '막스 페르드 리히터 부라우네베르크 우퍼 조네누어 리슬링 슈패트레제(Max Ferd Richter Brauneberger Juffer-Sonnenuhr Riesling Spatlese)'입니다. 이름이 참 길지요. 독일와인은 이름부터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스 페르드 리히터 부라우네베르크 우퍼 조네누어 리슬링 스파트레제'라는 긴 이름을 풀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 와인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막스 페르드 리히터(Max Ferd Richter)'는 와이너리 이름입니다. 독일에서 1680년대부터 와인을 생산한 전통있는 와이너리로 독일 최고의 와인평가 잡지인 고미오(Gault Millau)에서 역사상 12번 있었던 100점 와인 ..
오늘 조쏘가 추천 할 와인은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이자 22년째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무똥 까데(Mouton Cadet)’ 입니다. 무똥 까데는 프랑스 와인의 명가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가 생산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와인으로 1992년 칸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지정된 이래 올해로 22년째 칸의 모든 행사를 빛내고 있는 주역이기도 합니다. 사실 무똥 까데 시리즈는 여러 개가 있지만 오늘 추천할 시리즈는 무똥 까데 소비뇽 블랑 입니다^^. 조금 생소하시죠? 저도 레이블에 소비뇽 블랑이라고 적혀있는 무똥 까데는 처음 봅니다. 봄의 와인 하면 빠질 수 없는 포도 품종이 바로 소비뇽 블랑 인데요. 특유의 싱그러움과 드라이함, 신선한 산도가 주는 청량감은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동서양이 모두 즐기는 밀가루 음식이라면 국수를 사용한 면요리를 들 수 있을 겁니다. 그중 파스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면요리이자 서양을 대표하는 면요리라고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이탈리아 면요리가 스파게티 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워온 분들이 이태리 레스토랑을 열면서, 스파게티는 이탈리아 면요리인 파스타의 일부일 뿐이고 파스타의 세계는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태에 따라 크게 국수처럼 생긴 롱 파스타, 마카로니처럼 짤막한 숏 파스타, 그외의 기타 파스타. 소스 따라 토핑따라 알리오 올리오, 뽀모도로, 볼로네제, 봉골레, 까르보나라, 네로, 프루티 디 마레 등등… 정말 다양한 파스타가 존재합니다. ..
샴페인과 크레몽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이탈리아에는 프로세코가 있습니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는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와 베네토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요즘 프로세코는 샴페인을 넘어서는 큰 인기를 얻을 정도로 아주 핫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샴페인이나 크레몽에 비하면 빵과 비스킷 같은 효모 자가분해 풍미가 거의 없지만, 대신 신선한 시트러스와 녹색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는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이죠. 프로세코는 2차 발효를 봉인된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하는 탱크 방식(샤르마 방식이라고도 합니다)으로 만들어집니다. 프로세코는 적은 부담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경쟁 제품인 샴페인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흘륭한 대체제가 될 수 ..
어린이들에게 모험심과 도전정신을 심어준 좀 오래된 만화영화, 신밧드의 모험. 귀에 익숙한 주제가가 울려퍼지면 텔레비젼 앞에 자석처럼 달라붙어, 어린 신밧드의 모험담을 보고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알게 된 진실은 신밧드의 모험담이 들어있는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구전문학이 어린이용이 아니라는 거였죠. 왠만한 야동보다 선정적이고 막장 드라마보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이야기 보따리의 매듭은 이렇게 풀립니다. 아내의 배신으로 세상의 모든 여자들을 증오하고 불신하게 된 샤리야르 왕이 복수심으로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여 결혼을 하고는 다음날 아침 이유없이 처형을 합니다. 거리에서 여자가 사라질 정도로 샤리야르 왕의 학살이 그치지 않자, 그 나라 대신의 딸인 세헤라자드는 자진..
여름을 제외한 세 계절 동안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빠지지 않고 뒷산을 오릅니다. 이번 주는 날씨가 안 좋을 때도 있었고 어찌하다 보니 한 회가 모자라 오늘은 반드시 산에 올라야 했습니다. 덥더군요. 그리고 2013년산 신상 아기 날벌레들의 활발한 운동력과 유랑하듯 날리는 민들레 씨 때문에 힘이 두 배로 드는 듯 했습니다. 동네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에 오르고 나서 그냥 내려갈 것인가 정상을 밟고 갈 것인가에 대해서 갈등 하다가 결국엔 정상을 찍고 내려왔는데 더위로 지친 등산을 마치고 나니 집에 돌아오고 나서는 시원한 버니니 한 잔이 간절했습니다. 안윤모 작가의 그림은 단순합니다. 그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올빼미는 작가가 구상한 시리즈에서 항상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한 가지 표정으로 일관합니..
저는 이제껏 수 없이 많은 와인을 마시거나 테이스팅 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많이 마신 와인을 꼽는다면 압도적인 차이로 파토이 브루넬로 리제르바(Fattoi Brunello di Montalchino Riserva)를 들 수 있습니다. 런던에서 근무하는 5년 동안 줄 잡아 500병은 마신 것 같군요. 회사 근처에 나폴리 출신의 주인이 30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경영하고 있던 로제타라는 자그마한 이태리 식당이 있었습니다. 메뉴는 거의 가정식이라고 할 만한데, 제 입맛에는 이태리 현지의 맛에 가장 가깝게 여겨져서 제 단골이 되었죠. 매주 두 세번은 꼭 들르는 식당이었고 그 때마다 파토이 브루넬로 리제르바를 시켰으니 500병이 과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파토이 브루넬로도 좋았지만 저는 좀 더 깊은 맛을 내..
금요일 그 남자입니다. 2월쯤 오사카로 여행을 갔습니다. 와인샵을 안 가볼 수 없지요. 그래서 구경만 할 심산으로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유럽무라(유럽거리) 쪽의 한 와인샵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와인을 보는데 괜스레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 와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샤또 보세주르 뒤포 라 가로스(Chateau Beausejour Duffau-Lagarrosse)'였습니다. 이 와인은 '생떼밀리옹 프리미어 그랑 크루 클라세 B'등급이며, 전시된 빈티지는 제 벌스 빈인 1979빈이었습니다. 이걸 어쩔까... 어쩔까 하다가 천사 같은 아내의 허락으로 구입을 했습니다. 이 와인은 로버트 파커 포인트 74점의 와인입니다만, 그래도 더 비싼 와인들을 모두 제치고 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와인 중 하나입니다. 파커..
부르고뉴 꼬뜨 드 뉘에서도 여러 종류의 위대한 화이트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지만, 오늘 소개할 와인처럼 특색 있는 와인은 없는 듯 합니다. 이 와인이 갖는 놀라운 개성은 테루아 뿐 아니라 이 와인만의 독특한 품종 배합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요, 도멘 퐁소는 모레-생-드니에서 작은 석회암 토양을 일구기 시작했을 때, 샤르도네 대신에 알리고테를 더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현재 이 도멘의 책임자인 로랑 퐁소에 따르면, 알리고테는 지역적 특색을 가장 잘 표현하는 품종이며, 고령의 묘목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군요^^ 테루아를 더욱 잘 표현하도록 하기 위해 이 와인은 인간의 간섭은 최소한으로 삼가하는 자연 방식으로 제조되며, 효모와 와인이 잘 섞이도록 저어주는 바토나쥬(batonnage)와 새 오크 사용,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