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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반값 세일로 구입해 온 마르께스 데 아리엔조 크리안자(MARQUES DE ARIENJO CRIANZA) 2007입니다. 당시 2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했었고 사실 별 기대가 없었음을 살포시 고백합니다. 그때에는 리스칼(RISCAL)에만 욕심이 있었던 터라 이 와인은 안중에도 없었지만 리제르바(RISCAL RESERVA)와 크리엔자(ARIENZO CRIANZA)의 차이를 비교 테이스팅 해볼까 싶어 재미삼아 구매한 와인이었답니다.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구매 동기는 커녕 구매 사실 조차도 새까맣게 잊어버렸었는데, 며칠 전 퇴근길에 동네 족발 집에서 족발을 사갈까 하는 남편의 전화에 바람도 선선하게 부니 부담스럽지 않은 레드 와인을 마셔볼까 하던 차에 눈에 띈 이 와인. 코르크 위가 딱딱하게 말라 있어..
이빨이 어지간히 아프더군요. 동네 치과에 갔더니 대학병원으로 가 보랍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해부학적 변이’로 치아 재이식 수술을 해야 한답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잠깐 ‘멍’을 때렸습니다. 발치한 치아를 재빠르게 치료하여 다시 재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어떻게 발치한 치아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정말 놀라운 기술력이지 않은가요.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세상 살기 좋아졌다’. 단언컨대, 문명의 발달은 인류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20세기 양조기술의 발달은 와인 맛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20세기의 와인 양조는 파스퇴르의 죽음과 그의 이론의 확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개발한 저온살균법에 의해 와인의 안전한 보존이 가능해졌습니다. 보르도 대학에서는 1950년대부터 크..
처음 이 와인을 맛본 것은 1년전 쯤인 것 같습니다. 20배럴즈 샤도네이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던 와인이였습니다. 그러나 지인으로 있는 어느 한 와인 애호가의 끈질긴 요청으로 수입이 된 와인이죠. 처음 이 와인을 마셨을 때, 버터가 가미된 일본식 조개요리와 함께 매칭했습니다. 바닐라 향이 강한 와인이였는데, 버터와 조개가 어우러지며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기분 좋은 저녁자리였습니다. 스톤 푸르츠 풍미와 미네랄이 좋은 와인입니다. 버터가 가미된 해산물 요리와 매칭하신다면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코노수르는 20배럴즈 샤도네이에 이어 쇼비뇽 블랑도 출시하였습니다. 20배럴즈 쇼비뇽 블랑 또한 레몬에서 시트러스로 이어지는 풍미와 여운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입니다.
도멘 오스테르탁(Domaine Ostertag)은 1966년에 만들어진 와이너리로 현재 와이너리를 관리하는 앙드레 오스테르탁(Andre Ostertag)은 꼼테 라퐁(Comte Lafon)에서 3년간 근무하며 많은 노하우를 쌓은 2대째 주인입니다. 오스테르탁에서 관리하는 포도밭은 약13ha 정도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는 77년의 고목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포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뿌리가 깊어 땅속의 미네랄을 잘 머금은 풍부한 포도를 만들어 냅니다. 1998년부터 모든 구역에서 비오디나미 농법을 실시하고 있는데, 재밌는 사실은 모든 와인은 그 개성에 따라 "과실" "떼루아" "시간"이라는 3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고 합니다. 그중 오늘 소개할 끌로 마티스(clos mathis)는 "떼루아"에 해당되는 와인..
처서가 지났습니다. 무덥고 축축하던 밤 공기가 서늘한 기운을 품기 시작했더군요. 새벽 바람 속에선 벌써 가을의 기척이 스며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곧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반팔옷 대신 긴팔옷을 준비하고 옷장 속의 양복도 꺼내서 손질해야겠죠.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와인도 준비해야겠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갈증을 달래주고 달아난 입맛을 돌려놓는데 도움을 줬던 화이트와 로제 와인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접어둘까 합니다. 대신 셀러 안의 레드 와인 숫자를 세어봐야겠네요. 그리고 가을맞이 파티를 할 때 꺼내놓을 만한 와인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와인이라면 뭐니뭐니해도 피노 누아겠죠? 그것도 부르고뉴 피노 누아. 기회가 된다면 도멘 올리비에 주앙(Domaine O..
샤토 르 퓌(Château le Puy)는 보르도 우안 코트 드 프랑에서 나오는 와인입니다. 생테밀리옹 옆에 위치한 코트 드 프랑은 2009년부터 코트 드 보르도(Côtes de Bordeaux) AC에 편입되었습니다. 이곳은 보르도에서 가장 높이 위치한 생산지이면서 또 비가 가장 적게 오는 건조한 지역입니다. 자연 그대로를 와인에 담고자 하는 자연주의 와인 샤토 르 퓌는 비오다이내믹 농법을 활용해 포도를 기릅니다. 또한, 400년간 단 한 방울의 농약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샤토 르 퓌는 유기농 공인 인증기관(Ecocert SA France)에서 인정한 유기농 와인입니다. 수확도 손으로 직접하고, 천연 이스트만 사용하며, 필터링하지 않고 황산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와인을 테이스팅 하면 보르도 와..
프랑스 앙제(Angers)라는 작은 도시에서 유학 생활할 때였습니다. 쌩땅뚜안(St. Antoine)이라는 작은 성당의 프랑스 신부님으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저녁 식사 초대는 굉장히 큰 의미라고 생각했고, 간만에 정말 포식하겠구나 생각하면서 빈 손으로 가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대형 마트에 들러 와인을 사가기로 맘먹었습니다. 엄청나게 큰 와인 코너를 헤매다가 적당한 가격의 로제 와인을 한 병 골랐습니다. 와인에는 레드와 화이트만 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빛깔 고운 로제 와인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 충격을 좀 더 느끼고 싶어 한 병 더 챙겼습니다. 신부님 댁에 도착하자 음식 냄새가 진동할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식사할 줄 알고 기대했던 제 잘못이죠. 허기..
프리츠(FRITSCH)는 오스트리아 바그램(WAGRAM) 지역에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유명한 와이너리라고 합니다. 현재 이마트에서 2만 원대로 판매되고 있는 와인인데 저는 단지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 )라는 이유로 가져왔습니다. 와인 공부를 할 때 분명히 시음해 봤는데 그 맛이 가물거려 기회가 있으면 시음해보고 싶었거든요. 녹색도 비치는 연한 노란색으로 컬러만 보면 산미가 도드라지는 매우 가벼운 와인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맛을 보니 복숭아, 리치의 단 향과 감귤류의 산미. 그리고 짜르르한 미네랄리티도 느껴집니다. 가벼운 바디를 가졌으면서도 향이 풍부해서 싱겁게 느껴지지 않는 와인입니다. 올 여름 더위에 너무 지쳐서인지, 아니면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 때문인지..
“어떤 와인을 가장 좋아하세요?” 소믈리에로써 일을 하다보면 자주 받게 되는 질문입니다. 동시에 가장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기도 합니다. 불현듯 “사랑에 빠졌던 곳”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는 어느 작가의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벌써 10여년 전 방문했던 비온디 산티 (Biondi Santi)씨의 손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분의 거칠고 뼈마디가 굵어진 손을 보면서 위대한 와인은 겉포장이 아니라 진정한 장인의 겸손함과 열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탈리아의 와인 생산은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탈리아 와인의 특징인 현대풍의 고품격 와인으로써 그 기초가 마련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원산지 호칭법인 DOC법이 성립된 것은 1963년으..
어제는 저를 많이 아껴주고 배려해주던 팀장과의 마지막날이였습니다. 저는 고마움의 표시로 샴페인 '고네 로와 솔레이 브뤼(Gonet Roy Soleil Brut)'를 선물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사회에서 보냈지만 제게 지난 1년처럼 큰일이 많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이 들었고,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많은 의지가 되어 견딜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샴페인은 축하의 와인입니다. 샴페인을 만들 때는 1차 발효를 끝낸 와인을 효모와 함께 병속에 넣고 비스듬히 병을 거꾸로 세워 하루에 1/8 바퀴씩 천천히 돌립니다. 르미아주라고 불리는 작업이지요. 이 과정을 통해 효모 찌꺼기가 병 입구로 모입니다. 병을 조심스럽게 소금을 넣은 얼음물에 담궈 효모 찌꺼기를 얼리고 병을 오픈합니다...